“AI가 다 해주는데 BI가 왜 필요해요?”
요즘 데이터와 AI를 이야기하다 보면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현업에서 Tableau를 활용하는 데이터 전문가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LG전자에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맡고 있는 이종훈 책임과 디플래닉스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장서우 데이터 분석가는 현업 전문가인 동시에, Seoul Tableau User Group(STUG)을 이끌고 있는 커뮤니티 리더이기도 합니다.
현업과 커뮤니티를 오가며 데이터를 다뤄온 두 사람은 AI 시대에 변화하는 BI의 역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대체가 아니라 확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AI와 BI, 둘 중 뭐가 이길까’가 아니었습니다.
장서우 데이터 분석가는 BI를 ‘데이터로 일하기 위한 도구’, AI를 ‘그 위에서 사고를 확장하는 파트너’로 바라봤습니다. AI가 BI의 일부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지만, 기존 BI 워크플로우의 전후 과정에 AI를 결합해 더 빠르고 폭넓게 활용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종훈 책임은 AI와 BI의 관계를 ‘신뢰’와 ‘검증’의 관점에서 바라봤습니다.
AI가 그럴듯한 답을 내놓더라도 그것이 어떤 데이터와 로직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면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도메인 전문가와 개발자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BI는 양쪽이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결과와 로직을 확인하는 ‘공통 언어’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관점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데이터 분석에서 중요한 질문은 ‘AI가 얼마나 빨리 답하는가’가 아니라 ‘그 답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로 옮겨갑니다.
좋은 답은 좋은 데이터에서 나온다
AI가 자연어로 질문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아무 데이터나 넣어도 좋은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종훈 책임은 정확하고 정제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AI의 답 역시 신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토큰도 결국 비용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무작정 많이 활용하기보다 필요한 지식을 선별하고 정제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장서우 데이터 분석가는 데이터의 품질뿐 아니라 ‘누가 데이터를 정의하는가’도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중앙 데이터 조직이 아무리 좋은 플랫폼을 구축해도 그것만으로 데이터 리터러시가 저절로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각 현업 담당자가 자신의 업무와 데이터를 직접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지식과 경험이 조직에 축적돼야 AI에 질문했을 때도 의미 있는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데이터 리터러시는 단순히 AI에게 질문을 잘하는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좋은 데이터를 만들고, 그 안에 담긴 맥락을 이해하며,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까지 함께 요구됩니다.
AX보다 먼저 필요한 DX
두 사람이 공통으로 강조한 또 다른 지점은 ‘순서’였습니다. 데이터와 역량이 충분히 갖춰지기도 전에 AI 전환(AX, AI Transformation)의 성과부터 요구받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장서우 데이터 분석가는 외부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없는 조직이라면 내부 LLM이나 에이전트처럼 실제 직원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는 동시에, 현업이 AI와 데이터를 자신의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조직 차원의 확산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종훈 책임은 보다 근본적인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 기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데이터 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AX 역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AX를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조급함에 앞서, 우리 조직의 데이터와 업무 환경이 AI를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AI가 낮추는 데이터 분석의 진입장벽
기반을 갖춘 조직에서는 AI가 더 많은 사용자가 데이터에 접근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분석 도구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Salesforce의 차세대 분석 플랫폼 Tableau Next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합니다. AI 에이전트 플랫폼 Agentforce와 결합해 자연어 기반 데이터 질의와 분석을 지원하고, Tableau Semantics를 통해 AI가 기업 데이터의 의미와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종훈 책임은 과거에는 해당 업무나 대시보드의 구조를 알아야 가능했던 데이터 탐색이 AI 기반 분석 환경에서는 한층 쉬워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낯선 분야나 용어가 등장하더라도 AI가 이를 요약하고 설명해주고, 관련 정보와 상관관계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 이종훈 LG전자 책임
장서우 데이터 분석가 역시 Tableau에 AI가 결합되면서 데이터 탐색뿐만 아니라 대시보드 개발과 결과 공유까지 분석 업무 전반의 과정이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AI가 기존의 분석 업무를 대체한다기보다, 이미 마주하고 있던 문제를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 역할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시보드와 AI를 함께 활용하면서 업무 생산량과 속도 역시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 장서우 디플래닉스 데이터 분석가
개인의 AI 활용과 조직의 AI 운영은 다른 문제
마지막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규모’입니다. 개인이 AI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과 수백 명의 구성원이 같은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외부 AI 접근이 제한된 환경이라면 내부 LLM 구축과 함께 개인정보나 민감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마스킹·전처리 체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자체 AI 서비스를 구축하더라도 고려해야 할 요소는 많습니다. 데이터 쿼리와 모델 사용 비용부터 계정과 데이터 소스별 접근 권한, 비정형 데이터 관리까지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운영의 복잡성 역시 빠르게 커집니다.
10명이 사용하는 시스템과 200~300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은 다른 문제입니다. 개인이 AI를 활용해 분석 서비스를 만들 수 있더라도 여러 사람이 이를 공유하고 운영하는 단계에서는 보안, 권한, 비용, 데이터 거버넌스를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집니다.
AI가 데이터 분석의 문턱을 낮출수록 기업의 데이터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도구 자체만이 아닙니다.
어떤 데이터를 믿을 것인지,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 그리고 그 결과를 조직이 어떻게 공유하고 운영할 것인지.
AI 시대에도 데이터와 BI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데이터넷에 게재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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